안상훈 의원, 국정감사서 치매 환자 구강관리 실태 질타… 치매구강건강협회 “치매 환자 ‘입속 건강’ 국가 책임으로 인식하게 한 역사적 전환점”
치매 환자의 구강관리 부재에 대한 지적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상훈(국민의힘) 의원은 중앙치매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 불일치 문제를 언급하며 “두 기관의 치매 환자 통계가 무려 30만명 차이가 난다”며 “이렇게 부실한 통계로는 제대로 된 정책 수립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식 통계상 치매 환자의 연간 치과 진료 건수가 고작 30~40건에 불과하다”며 “이는 치매 환자들이 사실상 치과 진료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한 치매 환자 가족이 “환자를 받아주는 치과를 찾는데 2~3달이 걸린다”고 호소하는 장면이 공개돼 의원들과 방청객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상에 등장한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임지준 회장은 “치매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치과가 거의 없다. 특히 지방에서는 진료 가능한 곳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증언했다.
또한 안 의원은 “치과 진료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치매 예방과 진행 지연에 직결되는 핵심 영역”이라며 “흡인성 폐렴 등 치매의 주요 합병증이 구강위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국내 국가 치매정책에는 치과 분야가 통째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도 치과 관련 내용은 전무했고, 현 정부가 수립 중인 5차 계획에도 구강 관리 항목이 미비하다”며 “장애인 진료에는 300% 가산이 적용되지만 치매 환자는 이런 제도적 보호가 없어 전국 2만여개 치과 중 단 45곳만 치매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일본은 이미 40년 전부터 정부 주도로 방문치과진료를 시행하고 있고, ‘신 오렌지 플랜’을 통해 치매 관리 전 과정에 치과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 선진국 수준의 통합 치매 구강관리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현재 수립 중인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치과 진료 및 구강 관련 내용을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질의는 치과계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치구협 임지준 회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안상훈 의원이 보여준 질의는 대한민국이 치매 환자의 ‘입속 건강’을 비로소 국가의 책임으로 인식하게 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며 “치매를 늦추는 길, 존엄을 지키는 일은 입에서 시작된다. 이제 제대로 된 치매 구강 관리 정책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치구협은 “치매 어르신의 구강건강은 단순히 치아의 문제가 아니라 섭식, 영양, 흡인성 폐렴, 전신건강, 삶의 질과 직결된 국가 돌봄의 핵심 요소”라며 “정부가 수립 중인 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구강관리 및 방문치과진료 체계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